개요편집이의 제기
"잿더미에서"는 2018년 7월 25일 공개된 리그 오브 레전드 유니버스 공식 단편 소설로, 작가 애런 뎀스키-보든이 집필했으며 분량은 약 5867단어다 [1]. 이야기는 프렐요드 북부 툰드라를 배경으로, 마법을 다루는 법을 배우려는 젊은 야만인 전사 케간과 그의 스승인 보라색 피부와 무지개색 눈을 가진 마법사 라이즈의 여정을 다룬다 [1]. 케간은 마법을 자신의 의지로 통제하고 가두려 하지만, 라이즈는 마법이 공기처럼 세상에 흘러넘치는 힘이며 그것을 담는 그릇이 되어 유도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1]. 현재 시점의 여정과 호흡 수련, 마법에 대한 철학적 대화 사이로, 케간이 리간 유역 마을에서 어머니 크레지아 로디와 살며 겪은 차별, 친구 즈반나와의 인연, 어머니의 죽음과 리간 장로의 추방 명령, 분노로 장로의 집에 불을 지러 마을 전체를 잿더미로 만든 과거가 회상으로 교차된다 [1]. 케간은 화상을 입고 황야를 떠돌다 동굴에서 라이즈를 만나 제자가 되었다 [1]. 소설 말미, 케간이 마법의 근원을 찾아 직접 부리려 하자 라이즈는 두려움을 느끼며 아직 이르다고 제지한다 [1].
등장인물편집이의 제기
- 케간: 프렐요드 출신의 젊은 야만인 제자. 열아홉 살. 어머니는 치료사이자 마법사.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 후 마을에서 추방당해 얼어붙은 황야를 홀로 떠돌다 스승을 만남. 마법을 자신의 의지로 통제하려 드는 고집스러운 성향을 지님. 숨을 참고 마법의 본질을 몸으로 체득하는 수련을 받음. [1]
- 케간의 스승: 이국적인 억양을 가진 마법사. 퍼런 손을 가짐. 케간에게 마법은 가두는 것이 아니라 유도하는 것임을 가르침. 손가락 튕기기로 보라색 불꽃을 일으켜 모닥불을 피우거나, 진흙 빚듯 손으로 마법 에너지를 구체로 이끌어 시연함. 케간의 어머니가 의식과 주문서에 의존하는 '고지식한 마법사'였음을 알고 있음. 케간을 '야만인 녀석', '글도 모르고 손가락 개수를 넘어가면 셀 줄도 모르는' 존재라 부르며 냉소적이지만 속으로는 연민과 책임감을 느낌. [1]
- 케간의 어머니: 프렐요드 마을에서 치료사로 활동하던 마법사. 케간을 낳고 동굴에서 생활. 마법을 의식과 조제법, 부적, 마법서로 다루는 전통적인 방식의 마법사. 아들이 마법을 일으키거나 말썽 부리는 것을 극도로 경계함. 케간의 아버지가 약탈자였음을 밝히며 아들에게 두려움과 차가운 태도를 보임. 케간이 일곱 살 때 아들의 얼굴에 난 상처를 보고 아버지가 누구인지 암시함. [1]
- 즈반나: 케간이 열세 살 때 만난 소녀. 리간 유역의 어촌에 정착한 유목민 부족의 딸. 아버지가 돛 만드는 사람이며 병으로 앓아누움. 케간을 '치료사 아줌마 아들'로 알고 약초를 구하러 옴. 리간 장로의 말을 인용해 케간을 '약탈자의 자식'이라 부르며 불운을 가져오는 존재인지 묻지만 악의 없이 순수하게 질문함. [1]
- 리간 장로: 케간과 어머니가 거주하던 마을의 장로. 배려로 이들이 바위 동굴에 머무를 수 있게 함. 케간을 '약탈자의 자식'이라 칭함. [1]
- 리그 오브 레전드애니비아: 케간이 '애니비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 언급하며 프렐요드의 추위와 얼음의 상징으로 인식하는 존재. [1]
케간
- 케간: 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어머니 크레지아 로디와 함께 리간 유역 마을에서 살았다. 마법을 부를 줄 모른다고 생각하며 전사가 되고 싶어 했다. 열여섯 살 때 에라크의 턱을 부러뜨릴 만큼 힘셌고, 동지 축제 때 즈반나가 말비르와 서약하는 것을 막으려다 마을 장로 리간에 의해 추방당했다. 열아홉 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화장하여 산비탈에 유골을 뿌렸으나 아무도 장례를 찾지 않았다. 리간 장로의 집을 방화하여 마을 전체가 불타게 만들었고, 즈반나와 그 가족이 화재로 사망한 것을 확인한 뒤 황야로 떠돌다 라이즈를 만나 제자가 되었다. [1]
즈반나
- 즈반나: 케간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첫사랑. 얼음으로 뒤덮인 바위 위를 가볍게 걸을 만큼 민첩했다. 케간에게 아버지를 도와주면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제안했다. 동지 축제 때 말비르의 서약을 받아들이기로 했으며, 케간이 난동을 부리자 그를 말리려 했다. 케간의 어머니 장례식에 찾아와 리간 장로가 케간을 추방할 것이라고 알렸다. 케간이 마을을 떠난 뒤 리간 장로의 집 방화로 인한 화재로 남편 말비르, 아들과 함께 사망했다. [1]
크레지아 로디
- 크레지아 로디: 케간의 어머니이자 마을의 치료사(주술사). 바다표범 가죽 망토를 두르고 장신구와 뼈 부적이 엮인 줄을 착용했다. 동지 축제 때 아들과 함께 마을에 내려왔다. 케간이 열아홉 살 때 병으로 사망했으며, 케간은 리간 장로의 배은망덕과 미신 때문에 어머니가 차가운 동굴로 내쫓겨 죽었다고 여겼다. 그녀가 쓰던 의식용 단검(드류바스크 이빨로 만듦)은 케간이 리간을 협박할 때 사용되었다. [1]
리간
- 리간: 리간 유역 마을을 세운 장로로, 칠십을 넘어 팔십을 바라보는 노인. 케간과 어머니를 '약탈자의 자식', '재수 없는 놈'이라 부르며 멸시했다. 케간이 열여섯 살 때 에라크의 턱을 부러뜨린 일로 케간을 추방하려 했으며, 어머니 사망 후 케간을 마을에서 내쫓았다. 케간이 밤에 침입해 단검으로 위협하며 어머니를 죽게 만든 책임을 추궁하자 공포에 떨었다. 케간이 등불을 던져 집을 태우자 불길이 마을 전체로 번졌다. [1]
에라크
- 에라크: 케간이 열여섯 살 때 턱을 부러뜨린 상대. 즈반나의 아버지로 추정된다. 케간이 리간 장로의 집에서 난동을 부릴 때 가장 가까이 있던 남자로, 케간의 주먹에 턱이 깨져 쓰러졌다. [1]
말비르
- 말비르: 즈반나가 서약을 받아들인 남성으로, 즈반나의 남편이 되었다. 세 살배기 아들을 두었다. 케간의 어머니 장례식 때 즈반나와 함께 찾아왔으며, 이후 화재로 즌반나, 아들과 함께 사망했다. [1]
라이즈
- 리그 오브 레전드라이즈: 케간이 황야에서 동굴에 쓰러져 죽어가던 중 만난 남성으로, 케간의 스승이 되었다. 텁수룩한 회색 수염과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눈, 문신이 새겨진 보라색 피부를 가졌다. 손을 내밀어 온기와 '생명'의 기운으로 케간을 회복시켰다. 눈을 감고 명상하는 습관이 있으며, 케간의 불안과 불신을 꿰뚫어 보았다. 케간에게 장작을 모을지 마법을 쓸지 묻는 등 가르침을 주었다. [1]
- 케간: 야만인 제자. 스승에게 마법의 근원에 대해 질문하며, 마법의 근원을 다룰 수 있다면 마법을 인도하거나 유도할 필요 없이 그냥 부릴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함. 스승의 두려움을 읽어내고 이를 약점으로 여겨 극복하려 함 [1]
- 스승: 케간의 스승. 마법으로 시커메진 입술을 가짐. 케간의 질문에 처음에는 대답을 거부하다가, 마법의 근원을 다루겠다는 케간의 말에 눈을 뜨며 프렐요드의 바람보다 차가운 눈빛으로 두려움을 드러냄. 케간이 아직 이 이야기를 나눌 준비가 안 되었다며 대화를 중단함 [1]
배경·설정편집이의 제기
프렐요드 북부 툰드라
끝없이 펼쳐진 툰드라 위로는 모래알 같은 별이 반짝이고 희뿌연 달무리가 떠 있다. 밤하늘에는 북극광이 춤추듯 일렁인다. 남쪽으로는 계곡이 있으며, 북서쪽으로 더 가면 관목이 발에 차이는 바위투성이 황량한 땅을 지나 드문드문 툰드라가 얼어붙은 얼음으로 뒤덮인 불모지가 나온다. 이 지역에서는 글이나 예술을 사치로 여기며, 책을 읽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지식은 기력이 쇠한 노인이나 부족 주술사의 속삭이는 듯한 이야기를 통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구전된다. 프렐요드의 짐승은 가죽이 갑옷처럼 두껍고 송곳니가 창만큼 길다. 얼음으로 뒤덮인 해안을 따라 보이는 마을들은 서로 약탈과 살인을 일삼는다. 수천 년이나 겨울이 지속된 곳이기에 생존이 최우선 과제이다.[1]
리간 유역과 마을
리간 유역은 프렐요드 북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리간 장로의 배려로 케간과 어머니가 동굴에 머무는 것을 허락했다. 즈반나의 부족은 원래 황야를 떠돌던 유목민 부족이었으나 한 세대를 거치면서 이십여 명만 살아남아 리간 유역의 풍족한 어촌에 정착했다. 이들의 손재주와 사냥 기술은 마을 사람들에게 보탬이 되었다. 마을 아이들은 케간을 '약탈자의 자식'이라 부르며 따돌렸고, 리간 장로 역시 그를 그렇게 칭했다. 케간이 열세 살 때 즈반나를 만난 곳은 남쪽 언덕이었다.[1]
케간의 출신과 성장
케간은 프렐요드 북부 출신의 젊은 야만인이다. 겨울의 추위를 겨우 열아홉 번 뼈에 새긴, 열아홉 살의 청년이다. 어머니는 마법사이자 치료사였으며, 말 못 할 슬픈 일을 겪고 마법 때문에 사람들에게서 버림받은 뒤 나이보다 훨씬 늙어 보였다. 케간은 어머니의 피와 숨결에 마법이 흐른다. 어머니는 마을에서 말썽부리지 말 것과 마법을 일으키려고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케간은 기지와 칼끝으로 치열하게 살며 약간의 명성을 얻었으나 지나칠 정도의 수모를 겪었다. 마을에서 추방당해 얼어붙은 황야를 홀로 떠돌다 죽지 않겠다는 집념으로 버티던 중 스승을 만났다. 케간의 아버지는 약탈자였으며, 어머니는 케간이 일곱 살 때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려주었다. 케간은 어머니에게 "엄마처럼 겁쟁이가 아니에요"라고 말한 뒤 어머니의 눈에서 두려움을 보았으며, 어머니는 "그 아비에 그 아들이구나"라며 케간의 눈과 행실이 아버지를 닮았다고 했다.[1]
스승(라아스트)의 정체와 마법관
케간의 스승은 북부에서 거의 들을 수 없는 이국적인 억양을 쓰며, 손가락을 튕겨 보라색 불꽃으로 장작더미에 불을 붙일 수 있다. 손은 퍼렇고, 눈은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의 눈이다. 케간을 '케간 로디'라는 풀네임으로 부른다. 마법을 '공기'에 비유하며, 마법은 자신이 담는 그릇일 뿐이며 가두는 것이 아니라 유도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마법은 창조의 첫 조각에서 뿜어져 나와 세상을 채우며, 쓰이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마법을 구체 모양으로 빚어 보이게 했으나 실제로는 구체 모양이 되도록 '이끈'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고지식한 방법으로 마법을 연구해 의지대로 부리려는 자들을 '동굴을 비추는 한 줄기 빛을 보고 감탄하는 사람들'에 비유하며, 케간의 어머니도 의식이나 부적, 마법서를 통해 순수한 힘과 자신 사이에 벽을 쌓은 부류라고 평한다. 인내심과 수치심이 배우기 가장 어렵지만 그 둘만 배우면 다른 것은 필요 없다고 말한다. 밤에 케간이 자는 동안 그가 꾸는 꿈을 궁금해하며 지켜본다.[1]
마법의 작동 원리
스승은 케간에게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참게 한 뒤, 공기가 갈비뼈를 밀며 빠져나가려는 감각을 느끼게 했다. 이를 통해 마법도 공기처럼 몸 안에 들여 잠시 사용한 뒤 풀어줘야 하는 것임을 체득시키려 했다. 케간은 숨을 참으며 공기를 가둔 것에 뿌듯해했으나, 스승은 그것이 마법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 드는 잘못된 태도라고 지적했다. 스승은 진흙으로 공을 빚듯 손을 움직여 허공에서 희미한 종소리와 함께 실체 없는 에너지를 구체로 엉기게 만들었으며, 구체에서 가닥이 떨어져 나와 손을 휘감고 시커먼 유기체처럼 끓어오르게 했다. 스승의 손은 구체에 닿지 않았으나 끊임없이 포개지며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보였다. 케간이 구체를 잡으려 손가락을 대자 구체가 터져 안개처럼 옅어지며 종소리와 함께 사라졌다.[1]
케간과 즈반나의 첫 만남
케간이 열세 살 때, 남쪽 언덕에서 야생화와 약초를 캐던 중 즈반나를 만났다. 즈반나는 호리호리한 몸매에 눈이 큰 소녀로, 두꺼운 털외투에 푹 파묻힌 채 생쥐 같은 목소리로 케간에게 아버지가 편찮으시니 와달라고 했다. 케간은 자신이 치료사가 아니라 어머니를 돕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즈반나의 아버지는 돛 만드는 사람이었으며, 물도 음식도 못 드시고 배가 아프셨다. 즈반나는 리간 장로님이 케간을 '약탈자의 자식'이라 불렀다고 전했고, 케간은 그 말이 맞다고 인정했다. 즈반나가 '어떤 전설을 믿는데?'라고 묻자 케간은 가슴이 뜨끔했다.[1]
프렐요드 북부 부족 사회와 리간 유역
프렐요드 북쪽 끝자락에 자리 잡은 리간 유역은 바다와 인접한 작은 정착촌이다. 마을은 흙으로 지은 집들이 모여 있으며, 동지 축제 같은 계절 의례와 해안가의 서약식을 통해 혼인을 맺는 관습을 지녔다. 축제 때는 발라 분지에서 온 상단과 악사들이 방문해 분위기를 돋우며, 불춤과 술자리가 벌어지고 약혼·재산·명예를 둘러싼 다툼도 일어난다[1].
마을을 세운 리간 장로는 칠십을 넘어 팔십을 바라보는 노인으로, 공동체에 절대적인 권위를 행사한다. 그는 외부 위협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보초조차 형식적으로 운용할 만큼 안정된 질서를 유지해왔다[1].
주술사와 치료사, 그리고 미신
마을에는 크레지아 로디라는 주술사 겸 치료사가 살았다. 그녀는 바다표범 가죽 망토를 두르고 머리카락에 장신구와 뼈 부적을 엮어 매단 차림새를 했으며, 제물 바칠 때 쓰는 드류바스크 이빨로 만든 의식용 단검을 지녔다[1]. 그녀는 약초 지식과 마법으로 마을 사람들의 병을 고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으나, 동시에 "약탈자의 자식"을 낳았다는 이유로 두려워하고 배척당하는 대상이기도 했다[1].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능력을 미신적으로 해석해 저주와 불행의 근원으로 여겼으며, 그녀가 죽은 뒤에도 장례를 찾지 않고 오히려 "저주의 그림자가 사라졌다"며 안도했다[1].
케간의 성장과 갈등
케간은 크레지아 로디의 아들로, 열여섯 살에 이미 성인 남성만큼의 체구와 힘을 지녔다. 그는 말이 앞서는 대신 주먹이 먼저 나가는 성향이었으며, 어머니와 즈반나로부터 수차례 자제를 요구받았다[1]. 열여섯 살 동지 축제 때 즈반나가 말비르와 서약식을 올리자 케간은 군중을 헤치고 난입해 화환을 벗기려 했으며, 이를 말리던 즈반나의 아버지 에라크의 턱을 주먹으로 부러뜨렸다[1]. 이 사건으로 케간은 마을 어른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나갔으나, 누구도 그를 물리적으로 제압하지 못했다[1].
추방과 방화
케간이 열아홉 살 되던 해 어머니가 사망하자, 케간은 시신을 화장하고 산비탈에 유골을 뿌렸다. 장례에는 즈반나만이 찾아왔으며, 즈반나는 리간 장로가 케간을 추방하기로 결정했음을 알렸다[1]. 케간은 밤사이 리간의 집에 침입해 침대 맡에서 단검으로 위협하며 어머니의 죽음을 장로의 배은망덕과 미신 탓으로 돌렸다[1]. 이후 등불에 발라둔 인화 물질에 불을 붙여 집을 태웠고, 불길은 바람을 타고 이웃 집들로 번져 마을 전체를 잿더미로 만들었다[1].
화재 직후와 즈반나의 죽음
케간은 불타는 마을을 내려다보다 참상을 깨닫고 되돌아갔다. 생존자들 사이에서 즈반나와 그녀의 가족이 숯이 된 이불 아래 죽은 채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1]. 케간은 어머니의 마법이 자신에게 발현되길 기도했으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1]. 마을 사람들은 케간을 저주받은 피의 소유자로 비난했으나, 정작 방화 사실을 아는 이는 없었다[1].
황야 방랑과 라이즈와의 만남
케간은 식량 일주일 치와 상아 창, 어머니의 뼈 부적을 지니고 북쪽 황야로 떠났다. 발라 분지까지 수 주가 걸리는 여정에서 사냥에 실패하고 반쯤 익은 토끼를 먹다 탈나기도 했으며, 눈보라 속에서 동굴에 쓰러져 죽음을 기다리던 중 라이즈를 만났다[1]. 라이즈는 텁수룩한 회색 수염, 무지개색 눈동자, 빛에 따라 짙은 파란색으로 변하는 보라색 문신 피부를 지닌 노인으로, 케간에게 온기를 전해 생명을 되살렸다[1]. 라이즈는 자신을 유령이나 환상이 아니라고 밝히며 케간을 제자로 받아들였다[1].
제자 생활과 마법 수련의 시작
케간은 라이즈와 함께 야영하며 장작을 모아 불을 피우는 등 기초적인 생존법을 익혔다. 라이즈는 명상 중에도 케간의 의도를 꿰뚫어 보며, 불신을 미덕으로 삼는 케간의 태도를 이해했다[1]. 케간은 "마법은 나중에 시도해보겠다"며 장작을 택했고, 스승과의 대화 속에서 자신의 내면에 잠든 무언가가 깨어나려 함을 느꼈다[1].
케간과 스승의 대화
케간이 스승에게 다가가 "스승님"이라 부르자, 스승은 몸을 움직이지 않았으나 주변 공기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더 날카롭고 차갑게 변했다[1]. 스승이 "왜 그러느냐"고 묻자 케간은 헛기침을 하며 전날 마법에 관한 강의 중 '창조의 기운'이라는 개념이 언급되었음을 상기시켰다[1]. 스승은 마법으로 시커메진 입술만 움직이며 "그래, 그랬지"라고 답했다[1].
케간은 세상 만물에 근원이 있음을 논리적으로 전개했다. 물은 비·얼음·바다에서, 불은 불꽃·부싯돌·번개에서, 나무는 씨앗에서 나온다는 예를 들며 마법에도 근원이 존재하는지 질문했다[1]. 스승은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아침부터 꽤나 감상적인 말을 하는구나. 그래서, 네 가설의 결론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1]. 케간이 "제 뭐요?"라며 되묻자 스승은 악의 없이 웃으며 "네가 하려는 말이 무엇이냐"고 재촉했다[1].
케간은 "이 세상 모든 것에는 근원이 있다. 그것들은 다 어디선가 태어난다. 마법도 그렇지 않겠느냐. 이 세상에 마법의 근원이 있느냐"고 물었다[1]. 스승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고, 케간은 스승이 평온해서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움직이지 않으려는 것처럼 느꼈다[1]. 스승은 "똑똑한 질문이구나. 네 원시적인 사고방식에는 순수함이 있어. 이번엔 칭찬해주마. 하지만 넌 그 주제를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잘라 말했다[1].
야만인 제자인 케간은 이를 악물고 화를 삭였다. 드디어 쓸만한 질문을 했는데 대답을 거부당했기 때문이다[1]. 케간은 반론을 폈다. 비를 다룰 수 있으면 새로운 강을, 씨앗 수천 개면 새로운 숲을, 철이면 도끼를 만들 수 있듯, 마법의 근원을 다룰 수 있다면 마법을 인도하거나 유도할 필요 없이 그냥 마법을 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1].
그제야 스승이 눈을 떴다. 그의 눈은 프렐요드의 바람보다 차가웠으며, 자비로움과 감탄 아래 두려움이 깔려 있었다[1]. 케간은 '스승이 두려워한다'는 생각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1]. 평생 남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케간은 공포심에 질린 눈이 어떤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1]. 스승이 "아직은 이르다. 넌 아직 이 이야기를 나눌 준비가 안 됐어"라고 중얼거리자, 케간은 이해할 수 없었으나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1]. 그는 불안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스승에게 호기심을 느꼈다. 공포심이란 일종의 약점이고, 약점은 부딪혀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1].
기타편집이의 제기
공개 정보
- 제목: 잿더미에서
- 부제: 애런 뎀스키-보든
- 공개일: 2018-07-25
- 분량: 약 5867단어 [1]
등장인물
- 케간: 프렐요드 출신의 젊은 야만인 제자. 열아홉 번 겨울을 났으며, 어머니는 치료사이자 마법사였다.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일곱 살 때 알게 되었고, 마을에서 추방당해 얼어붙은 황야를 떠돌다 스승을 만났다. 마법을 자신의 의지로 통제하려 드는 성향이 있다. [1]
- 스승(마법사): 케간의 스승. 북부에서 보기 드문 이국적인 억양을 가졌다. 손가락을 튕겨 보라색 불꽃으로 모닥불을 피우는 등 강력한 마법을 구사한다. 마법을 가두는 것이 아니라 유도하는 것임을 가르치려 한다. 케간의 어머니를 '고지식한 방법으로 마법을 연구하는 사람'이자 '의식이나 부적, 마법서를 통해 순수한 힘과 자신 사이에 벽을 쌓는 부류'로 평가했다. [1]
- 케간의 어머니: 프렐요드 마을 동굴에서 치료사로 살던 마법사. 케간을 낳았으며, 아비의 눈과 행실을 닮았다며 케간을 차갑게 대했다. 마을 장로의 배려로 동굴에 머무르며 약초와 치료로 생계를 이었다. 반복적인 의식과 대대로 전해지는 조제법으로 간단한 마법을 부렸다. [1]
- 즈반나: 케간이 열세 살 때 만난 소녀. 돛 만드는 사람의 딸로, 케간을 어머니에게 데려가려 했다. 리간 장로가 케간을 '약탈자의 자식'이라 불렀다고 전했다. [1]
- 리간 장로: 프렐요드 마을의 장로. 케간과 어머니가 동굴에 머무는 것을 배려해 주었다. 케간을 '약탈자의 자식'이라 불렀다. [1]
배경 설정
- 프렐요드: 수천 년간 겨울이 지속되는 땅. 짐승들은 가죽이 갑옷처럼 두껍고 송곳니는 창만큼 길다. 얼어붙은 해안 마을들은 서로 약탈과 살인을 일삼는다. 글이나 예술은 사치이며, 지식은 구전으로 전해진다. 생존이 최우선 과제이다. [1]
- 리간 유역: 케간의 고향 지역. 케간의 꿈에 잿더미가 된 모습으로 등장한다. [1]
- 슈리마: 아주 오래전에 멸망한 제국/왕국. 서리도 내리지 않고 얼음도 얼지 않는, 뜨거운 먼지로 가득한 땅에 있었다. 남쪽으로 수백 일을 걷고 바다를 건너면 나온다. 애니비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다. [1]
- 마법: 공기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원초적인 창조의 기운. 마법사 몸 안의 그릇을 통해 들어왔다 나가는 것이며, 가두거나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이끌)해야 한다. 마법은 쓰이기를 원하며, 다루어지기를 원한다. [1]
주요 사건
- 케간이 스승에게 마법 수행을 못 하겠다고 고백함. 스승은 의지의 문제라며 보라색 불꽃으로 모닥불을 피움. [1]
- 스승이 케간에게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참게 하여, 공기(마법)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잠시 담아두는 그릇임을 몸으로 체득하게 함. [1]
- 스승이 진흙으로 공을 빚듯 손을 움직여 허공에 에너지를 구체로 이끌어 보이며, 마법을 모양으로 빚는 것이 아니라 모양이 되도록 이끄는 것임을 시연함. [1]
- 스승이 구체 형태의 에너지를 케간에게 보냈으나, 케간이 잡으려 하자 구체가 터져 안개처럼 사라짐. [1]
- 스승이 케간에게 '인내심과 수치심은 배우기 가장 어렵지만 그 둘만 배우면 다른 것은 필요 없다'고 말함. [1]
- 케간이 일곱 살 때 어머니로부터 아버지가 약탈자였으며, 자신의 눈과 행실이 아버지를 닮았다는 말을 들음. 어머니가 케간을 안아주지 않고 차갑게 대함. [1]
- 케간이 열세 살 때 즈반나를 만나 어머니를 돕기 위해 마을로 내려감. 즈반나로부터 리간 장로가 자신을 '약탈자의 자식'이라 부른다는 말을 들음. [1]
기타 세부 사항
- 케간은 상아로 만든 어머니의 장신구를 가지고 있음. [1]
- 스승은 둘둘 말아 등에 멘 두루마리를 가지고 있음. [1]
- 케간은 벨트에 단검을 차고 있으며, 나뭇조각을 깎는 데 능숙함. [1]
- 스승의 눈은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의 눈'으로 묘사됨. [1]
- 케간의 눈은 옅은 녹색이며, 어머니는 이 눈이 아버지의 눈을 닮았다고 말함. [1]
- 케간은 마법을 쓸 때 의지대로 통제하려 하며, 이는 어머니의 마법 방식(의식, 조제법)과 유사함. [1]
- 스승은 케간을 데리고 온 이유를 스스로도 정확히 모르며, '누굴 버리는 게 처음인 것도 아닌데'라고 생각함. [1]
- 케간은 매일 밤 꿈에서 과거(추방, 어머니, 잿더미가 된 리간 유역)를 되새김. [1]
케간의 성장과 마을에서의 갈등
케간은 전설이나 마법을 믿지 않으며 전사가 되고자 했으나, 즈반나는 마을에 전사보다는 치료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케간이 주술사인 어머니 때문에 친구가 없다고 하자 즈반나는 아버지를 도와주면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제안했다.[1]
케간이 열여섯 살 때 에라크의 턱을 부러뜨리는 등 주먹으로 자신의 주장을 내세웠으며, 어머니와 즈반나 모두 그의 성질을 다그쳤다.[1]
열여섯 살 되던 해 동지 축제에서 발라 분지 상단과 악사들이 와 떠들썩했으며, 해안에서 서약식과 불춤이 벌어졌다. 케간은 불춤을 추며 즈반나를 찾았으나 어머니가 즈반나가 말비르와 서약식을 올리고 있음을 알렸다.[1]
케간은 군중을 헤치고 즈반나에게 다가가 그녀의 화환을 집어 던지고 싶을 만큼 분노했으나, 즈반나가 자신이 말비르의 서약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하자 물러날 생각이었다. 그때 리간 장로의 명령으로 남자들이 케간을 끌어내려 했고, 케간이 저항하며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주먹을 날렸는데 그가 즈반나의 아버지 에라크였다. 에라크의 턱이 부러지며 쓰러졌고 케간은 마을을 떠났다.[1]
어머니의 죽음과 추방
케간이 열아홉 살 때 어머니가 사망하자 시신을 화장하고 리간 유역이 보이는 산비탈에 유골을 뿌렸다. 마을 사람 아무도 장례에 오지 않았고, 즈반나만 세 살 난 아들과 남편 말비르와 함께 찾아와 리간 장로가 케간을 추방할 것이라고 알렸다.[1]
케간은 아버지의 행방을 찾아 떠나기로 결심했고, 즈반나가 건네준 여행 가방을 거절했다. 그날 밤 케간은 일주일 치 식량과 상아 창, 어머니의 뼈 부적을 챙겨 리간 장로의 집에 침입해 단검으로 위협하며 어머니를 추방해 죽게 만든 책임을 추궁하고, 방에 인화 물질을 발라 불을 지른 뒤 떠났다.[1]
불이 번져 마을 전체가 타버렸고, 케간은 화상을 입은 채 숲으로 도망쳤다가 다시 마을로 돌아와 즈반나와 그녀의 가족이 불에 타 죽은 것을 확인했다. 마을 사람들이 케간을 비난했으나 그는 묵묵히 듣고 잿더미가 된 마을을 떠났다.[1]
황야에서의 방황과 라이즈와의 만남
케간은 몇 주간 황야를 떠돌며 발라 분지 방향으로 향했으나 길도 마을도 몰랐고, 사냥에도 소질이 없어 굶주리고 추위에 시달렸다. 눈보라 속에서 어머니의 동굴과 비슷한 바위 동굴에 쓰러져 죽음을 기다리던 중, 회색 수염에 무지개색 눈동자, 보라색 문신 피부를 가진 라이즈가 나타났다.[1]
라이즈는 케간에게 손을 대어 생명력 기운으로 그를 회복시켰고, 자신이 유령이 아니며 이름은 라이즈라고 밝혔다. 케간은 다음 날 아침 라이즈가 명상하는 것을 보며 제자 생활을 시작했고, 라이즈는 케간의 불신하는 태도를 이해하며 장작을 모으라 지시했다.[1]
케간이 장작을 모으던 중 지난 대화들이 떠오르며 무언가 깨달음을 얻는 듯 느꼈다.[1]
케간의 질문과 스승의 반응
케간이 스승에게 마법의 근원에 대해 질문하자 스승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케간이 논하기엔 이르다며 거절했다.[1]
케간의 반론
케간은 비와 씨앗, 철의 예를 들며 마법의 근원을 다루면 마법을 인도하거나 유도할 필요 없이 그냥 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1]
스승의 두려움
스승이 마침내 눈을 떴는데 그 눈에는 자비와 감탄 아래 두려움이 깔려 있었고, 케간은 스승이 두려워하고 있음을 직감했다.[1]
케간의 결심
스승이 다시 이르다며 대화를 끝내려 하자 케간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으나, 스승의 공포심을 약점으로 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딪혀야겠다고 결심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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