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스파이크단백질(spike protein)은 외피 바이러스(enveloped virus) 표면에서 돌출된 거대한 구조물인 스파이크(spike) 또는 페플로머(peplomer)를 형성하는 단백질이다.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할 때 바이러스 외피(viral envelope) 바깥으로 튀어나온 돌기 형태로 보이며,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하여 세포 내로 침입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과거에는 페플로머라는 용어가 외피에서 돌출된 단백질 전체를 지칭하는 말로 널리 쓰였으나, 현재는 돌기단백질 또는 스파이크단백질이라는 용어로 대체되어가는 추세이다. 명칭에서 연상되는 뾰족한 모양과 달리 실제 구조는 끝부분이 둥글거나 납작하거나 단추 모양으로 다듬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2][3].
역사
용어의 기원과 분류학적 활용
'페플로머(peplomer)'라는 용어는 그리스어 '페플로스(peplos, 헐렁한 외투·망토·여성의 겉옷)'에서 유래하였다. 개별 돌기를 페플로머라 부르며, 바이리온(virion) 외표면을 덮는 물질층 전체를 '페플로스(peplos)'라고 불렀다. 1960년대 안드레 르오프(André Lwoff), 로버트 혼(Robert Horne),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가 제안한 르오프-혼-투르니에(Lwoff–Horne–Tournier) 바이러스 분류 체계와 같은 초기 분류 시스템에서는 페플로스와 페플로머의 형태·형태학적 특징을 중요한 분류 기준으로 삼았다. 이후 페플로스는 바이러스 외피(viral envelope)의 동의어로 간주되게 되었다[3].
용어의 변화
페플로머는 본래 바이러스 외피에서 바깥으로 돌출된 외피단백질 전체를 뜻하는 용어였으나 현재는 잘 쓰이지 않는다. 오르토믹소바이러스(orthomyxovirus)나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등 외피단백질이 크고 눈에 잘 띄는 몇몇 바이러스에 한해 계속 언급되고 있으며, 오늘날에는 대부분 '돌기단백질(spike protein)'이라는 단어로 대체되어가고 있다[2].
기능과 사용법 개요
구조적 특징
스파이크단백질은 일반적으로 막관통 단백질(transmembrane protein)로서, 바이러스 외피에 고정되는 단일 막관통 도메인(transmembrane domain), 외부로 노출된 큰 외역(ectodomain), 바이리온 내부로 향하는 짧은 꼬리 부분으로 구성된다. 대개 이량체(dimer) 또는 삼량체(trimer)를 형성하며, 대부분 당단백질(glycoprotein)로 N-결합 당화(N-linked glycosylation)가 O-결합 당화(O-linked glycosylation)보다 더 흔하게 나타난다. 막대 모양(rod-shaped) 또는 곤봉 모양(club-shaped) 돌기로 관찰되며, 다른 바이러스 단백질(예: 핵단백질 복합체를 형성하는 단백질)과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을 할 수도 있다[3].
생물학적 기능
#### 숙주세포 진입 매개
스파이크단백질의 주된 기능은 바이러스의 숙주세포 진입(viral entry)을 매개하는 것이다. 외역의 끝부분에 위치한 수용체 결합 부위(receptor-binding site)가 숙주세포 표면의 특정 수용체와 결합하여 감염의 첫 단계를 연다. 많은 스파이크단백질은 막융합 단백질(membrane fusion protein)로서, 수용체 결합 후 바이러스 외피와 숙주세포 막의 융합을 유도하여 유전물질이 세포질로 전달되게 한다[3].
#### 효소 활성 및 혈구응집 활성
일부 스파이크단백질은 효소 활성을 가지거나 혈구응집 활성(hemagglutinizing activity)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두 가지 표면 단백질인 혈구응집소(hemagglutinin, 클래스 I 막융합 단백질)와 뉴라미니다아제(neuraminidase, 효소)를 갖는다. 일부 인플루엔자 아군(subgroup)은 이 두 기능을 모두 수행하는 단일 혈구응집소 에스테라아제(hemagglutinin esterase) 단백질을 가진다[3].
#### 항원성
바이리온 표면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스파이크단백질은 강력한 항원(antigen)으로 작용한다. 외역의 항원 결정기(epitope)는 바이러스의 혈청학적 특성과 숙주 항체와의 상호작용을 결정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스파이크단백질(S 단백질)이 높은 항원성을 띠며, 감염에 대한 면역계의 항체 생산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당시 SARS-CoV-2 백신 개발의 핵심 표적이 되었다[2][3].
서브유닛 구성
페플로머(스파이크단백질 복합체)는 하나에서 세 개의 막 단백질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구성 서브유닛(subunit)들은 서로 동일할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레트로바이러스(retrovirus)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경우 env 유전자에서 발현되는 gp41과 gp120 두 단백질이 복합체를 이루어 스파이크단백질 복합체를 형성하며, 이를 통해 바이러스 진입을 매개한다[3].
평가
전자현미경 식별상의 주의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환자 조직 표본의 전자현미경 사진에서 바이러스 입자를 식별할 때, 정상 세포소기관 구조가 코로나바이러스와 표면적으로 닮아 있어 오인식별(misidentification) 사례가 다수 보고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징적인 스파이크는 네거티브 염색(negative stain) 표본에서는 뚜렷하게 보이지만, 얇은 절편(thin section) 표본에서는 훨씬 덜 눈에 띈다는 점이 오진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었다[3].
분류학적 중요도의 변화
초기 바이러스 분류학에서 페플로머 형태가 핵심 기준이었으나, 현대 분자생물학적 분류 체계에서는 유전체 서열 분석이 주된 기준이 되면서 형태학적 특징의 분류학적 가중치는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다만 스파이크단백질의 구조·기능 연구는 백신·치료제 개발과 바이러스-숙주 상호작용 이해에 여전히 필수적이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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