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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개요

가격(價格, price)은 경제 및 비즈니스 영역에서 재화·용역·자산의 금전적 수적 가치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값, 가액(價額)이라고도 부르며, 한 제품이나 서비스의 단위를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는 화폐의 양을 뜻한다[1][2]. 가격은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한 당사자가 다른 당사자에게 기대·요구·제공하는 지불 또는 보상 수량이며, 보통 음수가 아니다[2][3]. 제품이 실물 상품이 아닌 서비스인 경우 그 가격을 '임대료', '수업료' 등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2][3]. 가격은 생산비용, 공급, 수요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독점기업에 의해 결정되거나 시장 상황에 따라 기업에 부과되기도 한다[2][3].

역사·유래

가격 개념의 이론적 발전은 고전파 경제학부터 현대 미시경제학에 이르기까지 여러 학파를 거쳤다. 애덤 스미스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을 '보이지 않는 손'으로 설명했다[2]. 마르크스경제학에서는 상품의 교환가치가 유통과정에서 현상하는 전화된 형태로서 가격을 정의하며, 가치(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와 가격을 철저히 구분했다[2]. 마르크스에 따르면 가격은 생산비용(자본비용+노동비용)에 평균 이윤율을 더한 생산가격을 중심으로 변동한다[3]. 한계효용학파의 카를 멩거는 주관적 가치이론과 한계효용으로 가격 결정을 설명하려 했으며, 이는 오스트리아 학파의 기초가 되었다[3]. 앨프리드 마셜은 부분균형 분석을 통해 정상가격 개념을 정립했는데, 단기·장기 정상공급곡선을 구분하고 대표적 기업의 한계생산비 곡선을 시장 공급곡선으로 도출했다[2]. 밀턴 프리드먼은 자유기업 교환경제에서 가격이 수행하는 다섯 가지 기능(정보 전달, 생산 유인, 자원 배분, 산출물 분배, 희소재 배급)을 제시했다[3].

작동 방식과 유형

화폐 또는 현물에 따른 종류

절대 가격은 화폐로 환산한 가치를 나타내며, 일반적으로 '가격'이라 하면 이 절대가격을 뜻한다[2]. 상대 가격은 물건과 물건의 교환비율을 나타내며, 예를 들어 파전 1판이 막걸리 5병과 교환된다면 파전의 상대가격은 막걸리 5병이 된다[2]. 현대 경제에서 가격은 일반적으로 통화 단위로 표현되나, 원자재의 경우 단위 중량당 통화(예: 유로/킬로그램)로 표시되기도 한다[3]. 물물교환 형태로 다른 재화나 서비스의 수량으로 가격을 표시하는 경우는 드물며, 거래 우표나 항공 마일리지 같은 바우처 단위로 표시되기도 한다[3]. 특수 상황(교도소, 초인플레이션, 제2차 세계대전 등)에서는 담배가 화폐 역할을 하기도 했고, 암시장에서는 물물교환이 상대적으로 흔하다[3]. 금융 거래에서는 대출 이자율(백분율), 파생상품 가격, 인플레이션 연동 국채 가격(발행 후 인플레이션 계수로 나눈 실제 가격) 등 특수한 방식으로 가격을 표시한다[3].

결정 방법에 따른 종류

시장 가격은 시장에서 성립되는 가격으로 수요와 공급 변동에 따라 오르내리나 장기적으로는 생산가격에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예: 주식시장 주가)[2]. 경상 시장 가격(경상 가격)은 물가 상승분을 고려하지 않은 특정 시점의 가격이다[2]. 불변 시장 가격(불변 가격)은 기준 연도를 정해 물가 상승분을 감안해 책정하는 가격이다[2]. 생산 가격은 평균 생산액에 평균 이윤을 더한 가격이다[2]. 경쟁 가격은 완전경쟁시장에서 성립하며 기술 진보와 생산 향상에 따라 낮아지는 가격으로, 독점가격과 대비된다[2]. 독점 가격은 좁은 의미로 1개 기업 독점 시장의 가격, 넓은 의미로 과점가격·관리가격을 포함하며, 생산비 하락에도 가격이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2]. 관리 가격은 유력 기업이 리더가 되어 일정 이윤을 확보할 가격을 정하면 타 기업이 따르는 가격이다[2]. 통제 가격은 정책적 필요에 따라 국가가 통제하는 가격으로 공공요금, 교통운임 등이 해당한다[2]. 잠재 가격은 고정가격을 자유경쟁시장 가격과 비교할 때 생기는 개념으로 기회비용을 반영한다[2].

구매 심리에 따른 종류

심리 가격은 특정 상품에 대해 일정 가격 범위 내라면 소비자가 가격 높낮이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구매하는 가격대다[2]. 습관 가격은 소비자가 습관적으로 인정하는 가격으로, 자판기 음료 가격 등이 예시다[2]. 끝수 가격은 '29,900원'처럼 끝자리를 9로 맞춰 가격 인하 느낌을 주는 가격이다[2]. 명성 가격은 가방·시계 등 사치품에 적용되며, 가격이 높으면 품질이 좋다는 인식을 이용해 높게 책정한다[2]. 묶음 상품 가격은 여러 상품을 하나로 묶어 부여한 가격으로, 단일 상품 묶음은 순수묶음상품, 2종 이상은 혼합묶음상품이라 하며 서비스에도 적용된다[2].

마르크스경제학에서의 가격 체계

마르크스경제학에서는 가치와 가격을 엄격히 구분한다. 교환가치는 생산에 든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으로 형성되나, 시장 가격은 수요·공급 영향으로 가치와 괴리된다[2]. 상품 가격은 상품 자체의 가치, 화폐재료(금)의 가치, 수요·공급 관계 세 요소에 의존한다[2]. 단순상품생산에서는 가격이 가치를 중심으로 변동한다[2]. 자본주의에서는 가격이 가치의 전화된 형태인 생산가격을 중심으로 변동한다[2]. 제국주의 단계에서는 독점 압력으로 비독점가격(비독점·불완전독점 부문)과 독점가격(장기적·안정적 가치 이탈)이 공존한다[2]. 사회주의에서는 가격의 내용·기능·형성 원칙이 달라지며, 국가가 경제법칙(가치법칙, 계획적·균형적 발전법칙)을 의식적으로 적용해 계획적으로 결정한다[2].

정상 가격 (마셜)

정상가격(正常價格)은 마셜이 사용한 개념으로 시장 경쟁 결과 가격이 안정되는 표준적 수준을 의미한다[2]. 마셜은 타시장 영향을 배제한 부분균형 분석으로 이 균형가격을 규정했다. 정상가격 성립에는 수요자·공급자 양측의 충분한 가격 적응으로 재고·품귀가 없고 의외의 이익·손실이 경쟁으로 배제된 상태가 상정된다[2]. 공급자 관점에서 정상가격은 생산비에 정상 이윤을 가산한 것과 같다. 마셜은 대표적 기업 개념을 도입해 평균적 기업의 행동을 분석했는데, 대표적 기업은 적정 연령·성공·정상 능력을 지니고 내부·외부 경제를 상응하게 수용하는 기업이다[2]. 대표적 기업은 가격을 소여로 받아 이윤을 극대화하며, 한계생산비 곡선이 공급곡선이 된다. 각 기업 한계생산비 곡선을 종합해 시장 정상공급곡선을 얻고, 수요곡선과 교차점에서 정상가격이 결정된다[2]. 마셜은 시간 요소를 고려해 단기·장기 정상공급곡선을 구분했다. 단기공급곡선은 자본설비 불변 하에서 원료·노동 변화만 반영하며, 장기정상공급곡선은 자본설비를 포함한 일체 생산요소 대용을 인정한다[2]. 대규모 생산 이익이 존재하는 산업에서는 장기 곡선이 단기 곡선보다 체증 정도가 낮거나 체감적일 수 있다[2].

가격의 기능 (프리드먼)

밀턴 프리드먼에 따르면 자유기업 교환경제에서 가격은 다섯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3]. 첫째, 다양한 최종 생산물과 생산요소의 상대적 중요도 변화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둘째, 기업이 시장이 가장 높게 평가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상대적으로 희소한 생산요소를 절약하는 생산방식을 쓰도록 유인한다. 셋째, 자원 소유자가 자원을 가장 보수 높은 용도로 배분하도록 유인한다. 넷째, 산출물을 자원 소유자 사이에 분배한다. 다섯째, 고정된 재화 공급을 소비자 사이에 배급한다.

가격과 가치의 역설

고전파 경제학자들은 가치의 역설(다이아몬드-물 역설)을 논쟁했다. 애덤 스미스는 생존에 필수적인 물보다 장식품인 다이아몬드 가격이 높음을 지적했다[3]. 사용가치는 유용성의 척도로, 나중에 한계편익으로 발전했으며, 교환가치는 한 재화가 다른 재화로 얼마만큼 교환되는지 나타내는 척도, 즉 상대가격이다[3].

음수 가격

음수 가격은 매우 드물지만 특정 조건에서 가능하다. 소유자나 생산자가 구매자에게 물건을 가져가라고 돈을 지불하는 형태다[3]. 2020년 4월, 세계적 보건·경제 위기로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이 사상 최초로 배럴당 -37.63달러를 기록해 음수로 전환됐다[3]. 이는 만기 시 원유 인도를 강제받을 경우 저장 공간이 없어서 발생한 현상으로, 지불 방향이 역전된 것으로 볼 수 있다[3]. 마이너스 금리도 유사한 개념이다[3].

오스트리아 학파 이론

카를 멩거의 한계효용이론은 가치 역설의 한 해결책으로 제시되었다[3]. 윌리엄 바버는 한계주의 경제학이 인간의 의지와 주체를 협상 도구로 무대 중심에 세웠다고 평가했다[3].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은 시장 상황에서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열린 선택지를 명확히 하려 했다[3]. 폴란드 경제학자 오스카르 랑에는 오스트리아 학파의 주관적 가치이론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며 고전파 정치경제학 통찰과 신고전파 경제학을 통합해 더 현실적인 가격 이론과 가격에 대한 실제 행위 이론을 만들려 시도했다[3]. 한계주의 이론에는 실제 시장 작동의 사회적 틀에 대한 이론이 결여되어 있었고, 피에로 스라파의 자본 논쟁으로 촉발된 비판은 한계주의 가치이론의 근본 명제들이 동어반복으로 귀결되거나 반사실적 조건에서만 참임을 드러냈다[3].

가격과 생산비용의 혼동

가격은 비용(cost)의 동의어가 아니다[3]. '새 플라즈마 TV를 사는 데 높은 비용을 지불했다'처럼 가격과 생산비용을 혼동하는 경우가 흔하나, 기술적으로는 다른 개념이다[3]. 가격은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지불하는 금액이고, 생산비용은 판매자가 제품을 생산하는 데 드는 제조·노동 등 비용이다[3]. 영리 조직은 가격이 생산비용을 초과해 재무적 이득을 얻길 기대한다[3]. 가격 결정은 영리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자선단체·교육기관·업계단체 등 비영리 조직도 기부 목표액 설정, 공연 좌석 가격 책정 등 가격 결정 행위를 한다[3]. 비영리 조직도 '이윤'은 내지 않지만 순수익(총수입-총비용)을 극대화하려 할 수 있다[3].

가격 포인트 (price point)

상품 가격은 '가격 포인트'라고도 부르며, 특히 제한된 수의 가격 포인트를 설정하는 매장에서 이 용어를 쓴다[3]. 달러 제너럴(Dollar General)은 1, 2, 3, 5, 10달러 등 정액 단위로만 가격 포인트를 두는 '파이브 앤 다임' 매장이다[3]. 다른 매장들은 99센트나 99펜스로 끝나는 가격을 주로 책정하는 정책을 편다[3]. 달러 스토어, 파운드 스토어, 유로 스토어, 100엔 스토어 등은 단일 가격 포인트(1달러, 1파운드, 1유로, 100엔)만 두나, 아주 작은 품목은 한 가격에 여러 개를 살 수도 있다[3]. '가격 포인트'는 가격 곡선의 비선형 구간을 지칭하는 데도 쓰인다[3].

시장 가격

경제학에서 시장 가격은 재화나 서비스가 시장에서 제시되는 경제적 가격이다[3]. 주로 미시경제학 연구 대상이다. 시장 가치와 시장 가격은 시장 효율성, 균형, 합리적 기대가 충족될 때만 일치한다[3]. 시장 가격은 특정 기간 동안 측정되며 재화·서비스의 수요·공급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수요가 늘고 공급이 일정하면 공개 경쟁 시장에서 가격이 상승한다[3]. 영국 '물품매매법 1979'에 따르면 계약 물품 미인도 손해배상 시 가용 시장이 있으면 시장 가격을 참작한다[3]. 식당 메뉴에서 시장 가격(약어 m.p., mp)은 구체적 가격 대신 표기되며, '재료 시장 가격에 따라 요리 가격이 달라지며 요청 시 안내'를 뜻하며, 특히 랍스터·굴 등 해산물에 자주 쓰인다[3].

가격 데이터베이스

각종 가격 데이터베이스가 존재해 해당 시장의 가격 투명성을 높인다[3]. 예: 오스트리아의 Preistransparenzdatenbank.

기타 관련 용어

기본 가격(basic price): 생산자가 구매자로부터 단위당 받는 금액에서 납부세액을 빼고 수령보조금을 더한 금액. 생산자 운송비는 별도다[3]. 표시 가격(list price, MSRP, RRP, SRP): 제조사가 소매업체에 권장하는 판매 가격[3]. 원하는 만큼 지불(PWYD, Pay what you decide): 구매자가 상황과 효용에 따라 가격을 정하는 방식[3]. 생산자 물가지수: 국내 생산자 제품 판매 가격의 평균적 변화를 시계열로 측정[3]. 구매자 가격(purchaser's price): 구매자가 요구한 시점·장소에서 재화·서비스 단위를 수령하는 데 지불하는 금액. 운송비 포함, 공제 가능 세금 제외[3]. 가격 최적화(price optimization): 수학적 기법으로 고객이 다양한 채널·가격에 어떻게 반응할지 분석해 최적 가격 결정[3]. 가치 기반 가격(Value-Based Pricing): 고객에게 전달되는 가치에 기반해 가격을 설정[3].

규제·논란·평가

자료에서 가격 관련 규제·논란·평가로 다룬 내용은 다음과 같다. 통제 가격은 정책적 필요에 따라 국가가 가격을 통제하는 것으로 공공요금·교통운임 등이 해당한다[2]. 독점 가격·관리 가격은 소수 기업이 협정·주도권으로 시장을 지배해 생산비 하락에도 가격을 유지하는 행태로 비판 대상이 된다[2]. 음수 가격 사례(2020년 WTI 선물)는 극단적 시장 상황(공급 과잉·저장 부족)에서 가격 메커니즘이 역전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3]. 가격과 생산비용 혼동은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서 흔한 오해로, 가격 결정의 경제적 논리를 흐릴 수 있다[3]. 한계주의 가격 이론은 실제 시장 작동의 사회적 틀을 설명하지 못하며, 스라파의 자본 논쟁을 통해 동어반복이나 반사실적 조건 의존임이 지적됐다[3]. 오스트리아 학파 주관적 가치이론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비판(오스카르 랑에)도 있으며, 고전파 통찰과의 통합 시도가 있었다[3]. 산업별 가격 행태 차이(공업제품 vs 농산물 등)는 고전파부터 미하우 칼레츠키까지 알려져 있으나, 주류 가격 이론에서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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